오광묵 위원장, “특별법 제정 기대가 큽니다!” 기대감 밝혀

[전남매거진= 진혜진 기자] 

제 21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현대사의 비극이자 지역의 오랜 아픔인 ‘여순사건’의 특별법 제정에 대한 기대감이 지역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전남매거진은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광묵 의원과 만나,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대해 전망하고, 2018년 구성된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위의 그간의 활동과 소감을 나누는 자리 마련했다.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장 오광묵 의원 (사진=순천시의회)

Q. 그동안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이 여러 차례 좌절되었는데, 그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셨는지?

A. 여순사건 특별법안은 제 16대 국회 때, 처음 발의됐습니다. 그 때까지 시민사회단체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죠.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진 이 여순사건의 역사를 언급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8,19대, 그리고 특히 제 20대 국회 때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죠. 하지만 제 20대 국회 때는 단일안이 아니라 의원 다섯 분(정인화,이용주,윤소하,주승용,김성환 의원)이 각자 발의를 했고, 노력은 했지만 소수당 소속 의원들이 주 발의자시고 20대 국회 후반기로 힘이 모아지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Q. 제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될까요?

A. 21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여당이 됐고, 이해찬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가 역사의식이 남다르고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김태년 원내대표님은 우리 순천 출신이세요. 아마 이번 21대에는 당 차원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여 발의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론격으로 채택된 것과 같아서 특별법 제정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Q.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시는지?

A. 지금 현재 검찰개혁, 공수처, 부동산 정책 등 국민들의 관심사안 해결이 시급합니다. 순천 그리고 저의 입장에서는 여순사건이 시급한 것이지만, 솔직히 국가로 봤을 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현재 우리 지역 내 다섯 분의 21대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강해 계속 회의를 하며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법안에 담을 내용에 대해 다섯 분의 의원들이 합의가 되었고 다른 의원들에게 공동 발의자로 참여를 호소하는 친전문을 돌려 다수의 의원들의 참여를 이루어내고 발의 공동기자회견을 하실 겁니다. 

아마 발의는 7월 중에는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 행정안전위원회를 거쳐 법사위원회에서 통과하고 본 회의에서 의결하는 절차까지 있으니 국회 일정이나 상황에 변수가 없으면 올해 연말까지는 통과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초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재심 재판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고 사과하는 일이 있었고요, 또 제 21대 국회에 입성한 소병철·서동용 의원 등 전남 동부권 의원들의 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지도 강한 상황입니다. 

지역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 같은데, 순천시 유족회분들의 이야기는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유족분들은 희망을 갖죠. 그 때(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재심 재판)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재판장이신 판사님이 직접 눈물을 흘리시며 사과하셨어요. 진정성이 보여 감동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유족분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유족분들은 연좌제의 고통으로 잘 살아갈 수가 없었죠. 저도 어렸을 때에 빨간 줄이 있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러면 취직할 때 면접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능력이 되어도 연좌제로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을 가질 수가 없어 전부 힘들게 사셨고, 지역에 있으면서 ‘빨갱이 자식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으니 어떻게 기를 펴고 살 수 있었겠어요. (유족분들) 만나면 힘들어하고 어두웠어요. 

그런데, 재심 재판 이후 (유족분들이) 얼굴도 밝아지셨어요. 행사장에 오시면 목소리도 자신감 있으시고, (제가)손을 잡으면 (유족분들) 손에 힘이 생긴 것을 많이 느낍니다. 

Q.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이야기도 해보죠. 특위는 언제 처음 구성이 됐죠?

A. 2018년 7월 2일에 제 8대 임기가 시작됐는데, 9월 3일 특위가 구성이 됐습니다. 특위는 1년 단위로 하거든요. 2019년에 한번 더 연장을 해서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의 임기가 올해 8월 31일까지입니다. 

저희 특위는, 순천시의원으로서 특별법만 기다릴 것이 아니고 우리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취지로, 그 해야 할 일을 찾기 위해 구성이 됐습니다. 

Q. 약 2년간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여수에는 위령탑 하나도 세우기 힘든 상황입니다만 우리 순천에는 팔마실내체육관 뒤에 여순항쟁탑이 크게 세워져 있어요. 탑이 상당히 큰데도 눈에 띄지 않았어요, 행사를 하기 위해 그렇게 많이 팔마체육관에 갔는데도 (주위 나무들에 가려져 있어서) 위령탑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순천시에 제안을 했습니다. 나무를 쳐서 탑 주변 3m를 넓히고, 위령탑 앞 입구에 주차라인도 그어져 있는 것을 주차를 못하도록 정화사업을 했습니다. 

위원장이 되니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특위를 하면서 그렇게 한 것이 뿌듯하고요, (지금도) 더 해야 할 일들이 생각이 많이 나요. 

Q. 혹시 아쉬웠던 것들이 있다면?

A. 제가 특위를 하면서 만난 여순 관련 활동가들은 참 어려운 시절부터 해온 여순사건의 진상규명이나 피해자의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해 열정이 강해요. 그런데 솔직하게 사회 기득권자나 지도층, 고위직 공무원 등은 그에 비해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거나 모든 면에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아쉬웠던 것은, 지난 2018년 여순사건 70주년 때 여순사건 특별법 국민청원을 했었어요. 9800 여명에 그쳤습니다. 70주년 행사도 하고 순천역 앞에서 당번제까지 해가면서 서명도 받고 했거든요. 기간도 상당히 길었는데, 참여가 미흡한 것이 이게 ‘현주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여순사건은) 아는 사람만 안다. 더 확산이 안 된다는 거죠. 이런 것들이 아쉬웠는데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순사건특별법 공동 공약이 우리를 다시 매질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지난 10일 전남매거진이 만난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오광묵 위원장은 여순사건 특위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제 21대 특별법 제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음 인터뷰에서는 오광묵 의원과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이 되기 전에 지자체가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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