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평화공원 조성과 여순사건 기념관 건립 필요하다

[전남매거진= 진혜진 기자] 

제 21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현대사의 비극이자 지역의 오랜 아픔인 ‘여순사건’의 특별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지역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전남매거진은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특별법 제정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는 여순사건 평화공원 조성과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그의 의견을 담았다.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오광묵(가운데)위원장과 특위 위원들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Q. 이번 제 21대 국회에서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하셨어요. 특별법이 통과가 될 경우, 우리 지자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A.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도 중요하지만, 제정되기 전에 지자체가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더 늦기 전에 피해자 조사가 꼭 이뤄져야 합니다. 증언 채록도 해야 하는데, 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주길 원합니다. 진상조사, 피해자조사 이런 것들은 특별법이 제정되면 더 활발히 잘 되겠지만 시가 지금부터 준비해야죠. 

현재 순천시는 우리 특위의 요청에 따라 순천대학교 여순연구소에 증언채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조사까지는 아니지만, 증언채록을 하고 있고요. 증언을 토대로 하는 피해자 조사는 특별법 제정 후에 이뤄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Q. 순천시에 여순사건 평화공원 조성과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셨는데?

A. 네, 저는 순천시에 여순사건 평화공원과 기념관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전문가들에 의하면 70평 정도만 있으면 된대요.

‘특별법이 제정되면 제주4.3처럼 크게 대단위의 평화공원과 기념관이 세워질 것인데, 왜 우리 시비를 들여 순천에 지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순사건은 하나의 덩어리여도 여수와 순천의 사건진행이 다르기에, 순천에 있었던 여순사건을 순천시민이 알아야 합니다. 

민주화의 꽃은 항쟁입니다. 항쟁 속에서 민주화를 만들어 간 것 아닙니까. 내가 편하려면 독재체제에 순응하면 되지만 후손을 위해 맞서 싸운 게 항쟁입니다. 이 얼마나 훌륭한 역사입니까? 여순사건기념관이 순천에 세워지면 우리 순천시민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감격하게 될 것입니다. 

시비를 들여 기념관을 건립하면 100억, 200억 원이 소비되어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순천시민이 느낄 어마어마한 자부심을 돈으로 환산하면 몇 조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에 여순사건 평화공원과 여순사건기념관 건립이 필요하고, 또 제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먼저 우리 순천시만의 (순천만국가정원 내) 여순정원이나 평화공원, 여순사건기념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이와 같은 내용을 지난 5월에 열린 제 241회 임시회에서 순천시에 제안하셨죠?

A. 네, 그렇습니다. 허석 시장님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허 시장님의 역사의식이 높고 관심이 깊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정국이고 지금 당장 앞에 있는 민생이 우선이기에, 상황을 지켜보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집행부에 다시 요청할 생각입니다. 

만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 된다고 하더라도, 특별법이 제정되면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Q. 다른 얘기도 해보죠. 그동안 전남동부권 지역 내 갈등이 70년 이상 이어져오지 않았습니까? 위원장님께서는 여순사건을 지역사회가 이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그 때 당시, 군인, 경찰, 국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자세히 나누면, 제주도 출동명령을 거부한 제 14연대, 진압군(토벌군), 경찰, 일반 국민, 인민위원회 이렇게 나눠져요. 분류를 해보면 총 다섯 분류로 나눠지는데, 여기서 대립이 생깁니다. 그러면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그 중에 제일 큰 피해를 받은 계층은 민간인 희생자와 유족입니다. 가해자가 누구입니까?

가해자는요, 국가입니다. 그 당시 상황에서 덕을 본 자들과 국가가 가해자인 것 입니다. 우리는 여순사건의 시각을 해방정국의 시대 상황과 친일의 잔재들이 활동 등에서 보아야 합니다. 그 시각에서 여순사건의 역사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에 와서까지 좌다 우다, 보수다 진보다. 경찰군인이다 등 대립은 없어요. 모두가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이니까요. 

Q. 지난 2018년 여순사건 70주년 기념행사, 2019년 71주년 기념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기념행사가 진행되기 어려워보이는데?

A. 우리 순천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회 임기가 8월까지입니다. 특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의회에 신청해 연장할 계획입니다. 저는 특위는 계속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특위가 연장이 된다면 기념행사는 (코로나19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해야죠. 

여순사건에 대해 순천시민이 바르게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접근 방법이 중요한데,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딱딱한 교육’대신 문화와 예술로 시민들에게 와 닿을 수 있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것을 제도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의원이 해야 할 일이죠.

‘그동안 여순사건하면 반란이라고 쉬쉬했는데, 이제는 공공연히 공연도 하고 예술대회도 하고, 내가 알고 있던 게 거짓이었구나. 달라지고 있구나’라는 의식을 시민들이 생활속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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