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4차산업혁명전문칼럼리스트

한동한 잠잠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 8월 15일 이후 전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강화 조치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작금의 시점은 지난 3월의 대구/경북과 같은 대규모 확산이 다시금 전개될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어서 대한민국 전체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위기에 집중해 대응해야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2단계 조치하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 등이 금지되고 클럽과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감염 고위험시설 12종의 영업이 중단된다.

*고위험시설 12종: 유흥주점(클럽, 룸살롱), 콜라텍,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돈(격렬한 GX류), 방문판매 등 직접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폐, PC방

2020년은 코로나 시대로 새로운 전염병과의 전쟁이라는 인류역사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된 해이기도 하다.

각 나라별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대처는 전시를 방불케할 정도로 전염병과 맞선 치열한 모습들이 보여진 가운데, 유일하게도 전국민 대상으로 집단면역 실험을 강행한 스웨덴의 상황에 대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 당국은 각 나라에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데 반해 오히려 사람들의 사회적 교류를 평상시대로 유지했다. 

국제적인 비난 속에 집단면역 방침을 강행한 스웨덴은 지난 4월과 5월 요양 시설 노인들이 집단 감염되어 수천 명의 생명을 잃었고 국제적으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한편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영국과 독일보다 스웨덴의 환자 수는 적으나 인구수를 고려하면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사망자 수는 유럽의 방역 성공 국가로 평가받던 벨기에의 58% 수준으로 인구수를 고려해도 더 낮다.

또한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7월부터 급감해 8월부터는 0에 수렴하고 있는 추세며 전문가들은 스웨덴이 자신들의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를 완화하면서 환자가 다시 급증했다. 하지만 국민의 자발적 통제를 강조해온 스웨덴이 접점을 찾았다면 이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는 스웨덴보다 환자 수, 사망자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스웨덴을 모델로 삼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다만 강도가 높은 일시적 대책보다 국민이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 대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배울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처럼 장기적인 관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웨덴에서는 핀란드와 노르웨이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고있지만, HSBC 글로벌 리서치의 경제학자 제임스 포메로이는 "스웨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를 더 빠르게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블룸버그를 통해 관련 내용이 알려졌다. 이는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며.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는 전형적인 창조적 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봉쇄하지 않는다는 스웨덴 전략이 결과적으로 무모하다고 판단될 수도 있지만, 감염 커브가 곧 평평해지면 그 경제는(다른 나라에 비해)보다 회복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유럽에서 한국과 일본과 같이 인구수가 엇비슷한 나라에 대해 살펴봤을 때 코로나19 상황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살펴보면 영국은 인구수 83,822,211명 한국은 51,275,535명이며 100만명당 사망자수는 영국 609명, 한국 6명으로 무려 100배차이가 난다. 독일은 전체 인구 83,822,211명, 일본은 126,420,061명이며 100만명당 사망자수는 111명, 9명으로 역시 100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수치적인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각 나라의 사회적 통제 시스템과 의료복지, 문화, 경제활동, 생활양식, 국민성 등 다양한 요인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다름을 뜻한다.

스웨덴의 경우 수많은 목숨이 이슬처럼 증발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지상에 보여주는 전 국민의 생활태도는 평화롭기 그지 없다.

이는 전염병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어도 강인한 바이킹의 후예로서 인간의 면역력에 대한 믿음과 죽음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대다수의 사망자가 의료원이나 요양보호시설 등에서 발생한 스웨덴 국민의 입장에서는 '적자생존'이란 단어를 상기했을 만치 약한자는 도퇴하고 강한자만 살아남는 시대의 변곡점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제2차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의 강한 통제는 다시 과거로 회귀한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해 경험하고 교육이 되어 공포심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탓에 지난 2~3월과 같이 마스크 품귀로 인한 줄서기와 사회적거리두기 등에 대한 노이로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사회 곳곳에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지자체나 국민들이 자유롭게 계획을 마음대로 잡을 수 없다는 답답함이 앞선다. 코로나19라는 초대형 쓰나미가 지나간 금년 상반기를 겪은 관계로 국민들의 정신적인 두려움은 덜하다. 오히려 정부의 사회적통제가 다시금 강화됐다는 것에 대한 암담함이 공포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처음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고 이러한 혹독한 상황에 적응하면서 국민들의 정신적인 면역력 또한 더욱 강해졌다는 생각이다. 

집단면역 실험을 강행하는 나라도 있는 반면에 대다수의 각 나라마다 코로나19에 맞선 강력한 룰을 지켜가는 가운데 인간의 강인함이 더욱 새롭게 부각될 것이고 새로운 강력한 전염병 시대에 적응해가는 신인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찰스 다윈의 '적자 생존'은 지난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식으로 이해돼 왔다. 하지만 미국 과학자인 듀크대 인지신경과학 센터의 과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바네사 우즈는 우정을 나눌 줄 알고 협력하는 능력이 뛰어난 종이 결국 오랜 시간에 걸쳐 살아남는다는 주장을 했다.

책 <가장 다정한 것의 생존: 우리의 기원에 대한 이해와 공통된 휴머니티의 재발견>을 통해 우정과 협력이 '진화'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우정과 협력은 인간이 갖고 있는 인류애와 유사한 것이 수세기에 걸쳐 여러 종의 성공적인 진화를 보장했다는 주장으로 두 학자는 책을 통해 인간뿐 아니라 동물, 식물들까지 ‘다정한 것이 생존한다’는 원리를 입증하고자 했다.

 브라이언 헤어와 바네사 우즈가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예는 ‘개’다. 브라이언 헤어는 “개는 늑대의 가장 다정한 후손들이다. 개는 인간과 함께 지내며 오랜 시간에 걸쳐 행동과 외양 등을 바꿔 왔다”면서 “이제 개는 수억마리에 이르지만 정작 늑대는 생존 환경을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냥을 통해 살아가기로 한 일반적인 늑대보다 인간과 의지하며 생존하기로 한 늑대의 일부 집단이 ‘개’로 진화하면서 오히려 늑대의 개체수를 능가하게 됐다”는 것.

‘꽃가루 운반’도 마찬가지다. 헤어는 “꽃들은 자기의 꽃가루를 퍼뜨리기 위해 동물을 끌어들이는데, 식물은 동물에게 먹을 것을 주고, 동물은 꽃가루를 운반한다. 즉 서로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협력관계가 형성된다”

유인원 ‘보노보’의 세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침팬지 무리의 1인자는 수컷이다. 이들은 서로를 죽이기도 하는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반면 보노보는 암컷이 무리를 다스린다. 이들은 서로를 죽이지 않고 섹스를 하며 음식을 나누는 것도 즐긴다. 보노보는 침팬지와 달리 이기적인 기질이 없다.

침팬지 집단에서의 가장 전투적인 개체와 보노보 집단에서의 협력심이 강한 개체를 비교하면 어떨까. 브라이언 헤어는 “가장 다정한 성격의 수컷 보노보가 정반대 성격의 수컷 침팬지보다 훨씬 많은 새끼를 낳으며 성공적으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우정, 인류애, 다정함 같은 것은 인류에겐 특히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성공 전략이다. 브라이언 헤어는 워싱턴포스트에 “인간은 진화를 이룩한 종들 가운데 가장 협력적인 종이다. 멸종해 버린 다른 종(원시 인류)과 달리 우리가 살아남은 이유는 이런 특성 때문”이라면서 “협력이라는 매커니즘이 깨졌을 때 우리는 믿을 수 없이 잔인해질 수 있지만 이런 매커니즘을 살리면 우리는 협력과 팀워크로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인간 고유의 능력으로 어려운 사회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출처 경향신문: 적자 생존은 '다'자 생존? "가장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인간의 생활방식과 시민의식 전반에서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4차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오늘날 과학문명에서 이룩한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현재와 와닿은 느낌이다.

그리고 국가의 존재는 국민의 생명과 삶을 전적으로 책임져줘야하는 무소불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21세기 이후 강력한 국가의 기능에 대해 이만큼 신뢰를 보여줬던 사례가 있었을까 되돌아 보게 만든다. 합리적이고 정의롭게 그리고 투명성있는 국가 통제를 감당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의 필요성도 깨닿게 만들었다.

자신과 가족의 안위와 편암함만을 추구해던 개인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이 사회를 지탱해나가는 이웃 구성원들에 대한 애착을 갖게 만든 계기도 되었다. 

필자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세계관 등에 대한 진솔한 논의를 비롯해 인류공영은 물론이고 이웃과 상생해 갈 수 있는 화목한 공유경제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빅뱅'이었다고 단언한다. 

4차산업혁명에서 추구하는 공유경제는 바로 인류의 우정과 협력이 밑바탕이 되는 이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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