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에게 바로잡아달라 간청 올려

[전남매거진= 편집부]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전날 열린 국가보조금 유용 사기사건에 허석 순천시장과 함께 피의자로 1년 6월형을 구형받은 정 前시민의 신문 편집국장의 법정 최후의 진술이 SNS를 달궜다.

정 前편집국장의 친구가 올린 글에 시민들이 댓글과 공유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어 이를 올려본다.

허석 순천시장과 함께 보조금 사기사건 피의자로 법정에 선 정 前편집국장은 “순천시민의 신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기망하지도 전문가 자문위원, 인턴, 시민기자들에게 인건비 후원을 요구한 적도, 인건비를 돌려받을 목적으로 사전 공모하지 않았다.”고 최후 진술에서 밝혔다.

“‘작은 권리 찾기’와 ‘촌지 추방’을 기치로 시민 500여명의 참여로 지난 2001년 4월 창간, 지난 2012년 6월 폐간까지 12년 동안 발간하면서 바르고 정직한 신문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음을 자부한다.”며 “그 자부심으로 지역신문발전기금에 응모해 7년 연속 우수 신문으로 선정돼 개인적으로는 큰 자랑거리다”고 말했다. 

“신문을 만드는 보람보다 더 의미 큰 것은 사람이었다.”며 “노동문제연구소 시절부터 이어진 끈끈한 관계는 ‘돈도 되지 않는 신문 만든다.’는 타박 한 번 없이 그들은 운영위원으로 때로는 시민기자로 신문의 버팀목이 되어 줬다.”고 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기 시작한 지난 2005년을 “참으로 좋은 기회가 주어 졌다.”며 “신문의 재정에 보탬이 돼 양질의 지면을 독자에게 제공, 무엇보다 그동안 신문을 위해 고생해준 필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의 심사를 거쳐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신문사는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었고, 그들에겐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신문의 사정을 알기에 재능기부와 금전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로 그들에게 신문사 후원을 종용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인턴 중에는 공모를 통해 채용한 기자도 있다.”며 “인건비를 돌려받을 목적이었다면 공모를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창간 때부터 신문사와 함께 해온 인턴”과 “노동문제연구소 때부터 함께 해온 동지들은 재판과정에서 진술을 통해 밝혔듯이 신문사의 속사정을 알고 있기에 자발적 후원”으로 “더 힘을 보태지 못했던 걸 아쉬워하는 사람들”이라고 진술했다. 

순천시민의 신문을 폐간한지 10년이 지났다며 10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한편으로는 잊고 지냈던 고마움과 보람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노동문제연구소 시절 월급이 없었다.”며 “허석 시장이 아이들을 가르쳐 번 돈을 쪼개 활동비로 나누어준 것이 전부였으나 행복했다, 무료상담을 받고 밝은 얼굴로 연구소를 나서는 노동자들의 모습이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문사도 활동비 정도 급여로 각자의 영역에서 스스로의 생활을 챙기며 잘 버텼는데 이 또한 신문을 통해 답답함을 풀었다”며 “응원해 주는 독자와 시민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자문위원과 인턴, 시민기자가 자신들의 정당한 활동을 통해 받은 인건비를 신문사에 후원해 줬다. 덕분에 신문사의 살림이 좀 나아졌다. 그래서 신문을 16면에서 24면으로, 흑백지면을 컬러로 바꿀 수 있었다.

“후원자들은 누구하나 후원의 대가를 기대하거나 자신이 낸 후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묻거나 따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더더욱 함부로 쓸 수 없어 증거기록에 나오듯이 후원금이 늘어도 급여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 후원금은 신문을 만드는데 쓰였다.”고 진술했다.

“노동문제연구소 10년, 시민의 신문 12년. 비정상의 정상화와 올바른 언로를 만들기 위해 젊음을 바쳐왔는데 그 시간이 통째로 폄훼되고 있다.”며 “청춘을 바친 민주화 운동, 시민을 위해 새로운 순천 건설에 매진하고 있는 사람이 상습 사기꾼이 되어 개인의 욕심을 뒤로하고 이 사회의 변화를 위해 살아 온 삶이 송두리째 쓰레기가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한 “함께하며 힘을 보태준 사람들이 사기를 공모한 파렴치한 인간으로 전락했다.” 면서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단 한 문장이고 한 사람의 이해할 수 없는 행위는 4년의 시간을 멈춰 세워 새로운 순천에 대한 시민의 여망이 가뒀다.” 며 재판장에게 바로 잡아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30년 동안 홀로 살림을 꾸려온 아내와 궁핍해도 건강히 자라준 두 아들이 있다.”며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자 아버지로 살아왔던 만큼 남은 시간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최후 진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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