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소방서장 김 창 수

신축년의 한해가 어느덧 2월의 마지막 주가 돌아와 날이 따뜻해지는 것을 보니, 산 속의 개구리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알을 까기 시작하는‘경칩’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평소 같았으면 추운 겨울날을 보내고 따사한 봄 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일어났어야 할 개구리가 요새는 산불이라는 불청객 때문에 화가 몹시 많이 난 듯 보인다.

소방청에 따르면 `16년부터 5년간 발생한 산불 건수는 총 5388건이며, 재산피해액은 총 2382억원으로 재산피해액이 워낙 큰 이유는 19년도에 발생한 강원도 고성 산불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달 21일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안동, 예천, 하동, 영동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여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고, 산불위기단계‘심각’발령과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하는 등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 산림청 등 모든 기관과 인력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매년 이맘때쯤 TV를 켜면 산불뉴스는 항상 보도되는 것일까? 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크게 세가지 정도 이유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로는 우리나라는 봄철 연평균 강수일수가 약 7일로 비가 자주 내리지 않고, 적게 내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계절풍인 북서풍이 자주 부는데, 이는 대륙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으로 산불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마지막은 자연적 요인이 아닌 부주의한 행동을 하는 우리 인간에 의한 바로 ‘인재’ 때문이다.

실제로 산림청 통계를 살펴보면 `11년~`20년까지 연 평균 산불발생횟수는 473.7회이며, 그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발생은 248건 52.3%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연적 요인은 지리적, 환경적인 요인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인재(人災)’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우선, 농가나 산림 인접부근에서 농부산물과 생활쓰레기 등을 불법소각하거나, 특히 폐비닐 등은 지정된 장소와 방법으로 폐기해야 하며, 논‧밭두렁을 태우는 행동은 꼭 하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시민들은 입산 시 성냥, 라이터 등을 소지해서는 안되고, 또한 산 속 취사행위는 더더욱 금지다. 일상생활 속에서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난 화재는 매년 약 6,000건 가까이 된다고 하니, 내가 무의식적으로 버리는 담배꽁초 하나가 산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에서는 유관기관과 함께 산불예방 캠페인등을 통하여 시민들의 화재 안전불감증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하고, 봄철기간 중 불법소각 집중단속을 강화하여 과태료 및 벌금 등의 부과를 통하여 시민들의 화재안전의식을 계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화재로 누군가는 집을 잃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날려버릴 수도 있을테다. 실수라고 할 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알면서 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화재로 인한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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