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호장룡(臥虎藏龍) 대성각 -

[전남매거진= 윤진성 ]1946년경에 중화요리집을 개업하여 2대째(화교부부) 가업을 이어 지금까지 약70년간 대방동에서 한자리를 지켜온 중화요리집'대성관'이 있다.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204-102 815 0567)

여의도 본사에 가는 길에 샛강 하나만 건너면 동작구 대방동(해군회관 건너편)이라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하기로 했다.

대성관은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을 지닌 유,무형의 자산을 미래 후손들에게물려주기위한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입구의 검은색 나무현판과 붉은색 리본천 그리고 70년 노포에 깃든 세월은 마치 중국 무협지 영화에 나오는 무대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방장이 긴 나무젓가락을 몇 번만 휘둘러도 순식간에 수십가닥의 면이 만들어지고 불위에서 웍의 손잡이를살짝만 움직여도 맛있는 요리들이 뚝딱 만들어질 것 같은 상상속 공간이다.

오래된 건물외관만큼이나 실내도6.70년대 분위기를 뿜뿜 품어댄다.

누운 호랑이와 숨은 용이라는 말대로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와호장룡(臥虎藏龍) 대성관이다.

이곳의 모든 음식이 특색있고 맛있으므로 시그니쳐는 특별히 정해진게 없다.

물론 호부추와 굴이 가득한 부추굴짬뽕이나 바삭바삭한 탕수육, 슴슴하면서도 고소한 춘장의 향이 코를 자극하는 쫄깃한 면발의 유니짜장과 고슬고슬하게 볶아낸 볶음밥을 추천한다.

오늘은 볶음밥(7.000)을 주문했다.

볶음밥이 식탁에 오르자마자중화요리의 특징인 고소한 냄새가입맛을 자극한다.

밥알 하나하나에 잘 코팅된 불맛은그릇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음식으로는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주인장의 마음이 밥 한그릇에 오롯이 담겨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점심,저녁을 못할 정도로 줄을 서는 식당은 대체적으로 친절함이 부족하거나 돈을 만지기 시작하면서 거만해지기 쉽상이나

이곳은 친절하고 삼촌집에 오듯 푸근하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므로양해를 구하고 사장님과 사진도 한컷 찍어두었다.

동작구맛집대성관서울미래유산

- 탁상공론 (卓上空論) 서울시-

서울미래유산은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곳을지정하는 정책이다.

대성관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표식을 찾을 수 없다.

음식점 내부에 이곳이 서울미래유산임을 알리는팸플릿(pamphlet)이 있지만테이블 한켠에 덜렁 놓여 있다.

나처럼 대성관이 서울미래유산임을미리 알고가지 않는다면 그런 역사적 의미를 찾을 길이 없다.

팸플릿을 만들어 줬다면카운터나 출입구에 팸플릿 비치함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서울시에서 제작한 팸플릿에 서울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을 검색해 볼 수 있는 웹사이트가

안내되어 있으나 보다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QR코드가 없음이 황당할 뿐이다.

아무리 행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만 IT강국 대한민국 서울에서 중국 거지들도 쓰고 있는QR코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다.

탁상공론보다 좀 더 성의있는 자세로 공무에 임한다면 누구나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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