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명단 발표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파울루 벤투 (=출처 : 대한축구협회)

[전남매거진= 송이수 기자]2018년 8월,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Paulo Bento)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신태용 호의 여정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우승후보였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하며 체면치레를 한 것 같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기위로에 불과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은 개막 전부터 전력이나 분위기 면에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독일 전을 제외하고, 잡아야 할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하지 못했다. 또 다시 낯설지 않은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결국 16강 진출은 무산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은 다시 한 번 시끄럽다. 아시아의 맹호답게 본선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만 그 이후에 대한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축구 팬들은 벤투 감독의 경질을 외치고 있다. 답답한 경기력과 일명 ‘똥고집’이라 불리는 선수 선발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벤투 감독의 선임은 ‘최선’이었을까? 사실 축구협회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국 축구의 위상이 많이 떨어지고, 경제적으로도 위축된 상황에서 데려올 수 있는 감독은 별로 없었다. 후보군을 짜서 제안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때 마지막으로 손을 잡아준 감독이 바로 파울루 벤투였다. 절박한 상황의 축구협회를 구원해 준 셈이다. ‘최선’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차선’이 없었다. 

그렇다면 현재 벤투호의 상황은 어떠한가? 최선의 효율을 보여주고 있는가? 먼저 되짚어 볼 것이 있다. 대한민국 축구는 국가대표팀엔 관심이 쏟아지면서도 정작 국내 리그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기이한 구조를 띄고 있다. 관중이 없으니 투입되는 자본이 적고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주요과제 중 하나는 ‘K리그의 발전과 흥행’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前) 감독이 성적문제로 경질되면서도 한 가지 칭찬받은 점은 K리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었다. 직접 경기를 관전하고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을 기용했다. 통상 국가대표팀의 전술과 선수기용은 해당 국가의 1부 리그 최상위권 팀을 차용한다.(스페인 대표팀의 전술이 바르셀로나와 유사하고, 독일 대표팀의 전술이 바이에른 뮌헨과 비슷한 식) 그러면 선수들은 익숙한 팀원과 전술에 적응 속도가 빨라진다. 

벤투 감독이 K리그를 적극적으로 관람하고 홍보하는 노력을 한 적은 아직까지 없다. 벤투호의 선수기용은 대체로 해외파에 의존한다. 자신에게 익숙한 선수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명단의 변동성도 크지 않다. 간혹 K리그에서 두각을 보인 선수를 기용하기도 하지만 효과적이진 않다. 단조로운 선수 구성과 패턴은 상대에게 간파 당하기 쉽다. 더구나 해외의 각기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들은 국가대항전이 있을 때만 소집되어 며칠간 훈련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효율’의 관점에서 봤을 때, 같은 리그·같은 팀에서 장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과는 분명 팀워크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 2022카타르 월드컵 11월 A매치 UAE 이라크전 선수명단 발표 (=출처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지금의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변화를 꾀하는 것. 프로야구에 밀려 외면 받는 처지지만 K리그의 수준은 아시아 내에서 부동의 상위권이다. 지난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동경, 이동준처럼 국내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도(이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전북의 송민규가 뽑힌 것과 같이)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축구감독은 결국 성적을 내야만 하는 직책이다.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비판을 받더라도 본선에서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게 무마된다. 

벤투 감독을 향한 쓴 소리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몇몇 팬들은 경질을 외친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대한 시기인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좋은 결과라는 게 꼭 16강 진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명 ‘졌잘싸’라고 하듯, 눈이 즐겁고 경기 내용이 좋으면 여론은 비록 승부에서 지더라도 무분별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 불안한 경계선에 서있는 벤투호가 부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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