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볶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북정방앗간'

[전남매거진=유보람 기자]'순천 매곡동'을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하면 '전국에서 가장 먼저 홍매화가 피는 곳', '탐매마을'로 포스팅 된 후기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그 어떤 포스팅 열어도 탐매희망센터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형성된 길의 짧은 구간 양쪽으로 피어있는 홍매화 사진이 전부일 뿐이다.

매곡동 취재를 다니며 가장 많이 뱉은 말은 "여기에 살고 싶다, 여기로 이사하고 싶다."였다.

같은 순천이지만 골목 이곳 저곳이 주는 분위기와 그 골목을 거닐며 만난 매곡동 주민분들이 주는 '따뜻함'이 너무 좋았다.

한 건물에서 층을 두고 여러명이 더 모인 공간에 살면서도 막상 옆집 주민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현대사회에 혼잣말로 내 뱉은 "저게 뭐지?"라는 말을 듣고 다가와 "사과 대추"라며 알려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순천 북초등학교 부근 담장으로 나온 사과 대추

내가 느낀 매곡동의 첫 느낌은 '사과 맛이 나는 대추'였다.

일반 대추라고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엄청난 크기에 주렁주렁 열린 저 열매가 '대추?'

그런데 '사과 맛'이 난다고?

내 작은 혼잣말을 듣고 바로 앞 세탁소에 나오신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정보였다.

▲순천 북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순돌문구사' 

큰 차량 도로에서 순천북초등학교로 들어오는 골목 코너에 있던 내 단돌 문방구는 국제기계로 바꼈고 권 수 마다 돈을 내며 책을 빌려 읽던 '개구리 책방'도 이미 다른 가게로 바껴버린지 오래였지만 친구들과 100원짜리 불량식품을 사먹던 대추 나무 앞에 위치한 '순돌 문구사'만이 아직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내가 문구사로 들어가자 다시 세탁소에서 '사과대추' 아주머니가 뛰어 오신다.

'사과 대추' 아주머니는 순돌 문구사 주인장이셨고, 나에게 신상 말랑이를 보여주시며 90년대와 20년 물가 차이, 요즘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순천시 매곡동 동산마트 옆 

한참 아주머니가 들려주시는 사는 이야기를 듣고 문방구를 나와 어릴적 집과 가까워 새콤달콤을 자주 사먹던 슈퍼에서 쭈쭈바 아이스크림하나 입에 문채로 다시 골목을 거닐었다.

▲동산마트에서 삼산중학교로 걸어가는 길목 집지키는 강아지

탐매마을 답게 여기저기 벽에도 우체통에도 헌옷 수거함에도 지지않는 매화들이 곳곳에 피어있고 때를 모르고 아직까지 피어있는 개나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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