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사회적기업 취재활동

[전남매거진=송이수 기자] 순천시를 소재로 한 사회적기업을 취재하던 중 독특한 이름을 발견했다. 협동조합 디자인위로(Design Wero). 성공을 통해 위로(UP) 올라서겠다는 것인지, 누군가의 지친 마음을 위로(Comfort)하겠다는 것인지, 중의적인 표현이 와 닿아 연락을 취했다.

자리를 만들어준 송다나 대표는 ‘위로’의 진짜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길(WE + 路)’이라고 답했다. 예비사회적기업 2년차에 들어선 디자인위로는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뜻한다>

주요 업무는 인쇄, 홍보, 책자, 광고물 제작이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 배너, 명함, 리플렛 등이다. 송 대표는 고객의 주문 제작 판매를 넘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굿즈 관련 사업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직원 대부분이 젊은 청년층에 속했고 특히 여성 비율이 높았다. 동세대의 기호를 잘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NS 홍보물이나 굿즈 디자인 시안을 보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위로 SNS홍보물 및 주문제작 상품> 

올해는 ‘디자인 회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목표’라고 송 대표는 말했다. “자립성을 키우기 위한 여러 시도를 준비 중이다. 디자인페어, 플리마켓, 전시회 등에 참가해 경험을 쌓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위로는 젊은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업무의 자율성을 최대한으로 보장했다. ‘도전하는 것에 제한을 두지 말자’는 철학으로 직원들 각자가 스스로 사업을 구상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주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식이었다. 

그렇다한들, 수도권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도시인 순천에서 디자인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쉽지 않을 터였다. 의견을 물으니, MZ세대의 중요성과 순천의 문제점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MZ세대는 소비로 사상을 표출하는 세대다. 기업 주 소비층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순천은 아직도 기성세대가 주도하는 도시다.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멀었다.”

 

▲디자인위로 송다나 대표

순천이 젊은 인구를 데려오기 위해 각종 청년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일자리만으로 청년을 불러 모으기엔 그들의 즐길거리가 부족하다. 문화도시, 생태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순천은 청년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엔 많이 뒤쳐져있다. 

관광 상품 개발, 이벤트나 행사 유치도 단발성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개발은 많이 하고 있지만 지속성이 없어 금세 힘을 잃는다고 했다. 소비자의 트렌드 분석과 수익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송 대표는 지역에 청년인구가 늘어 새롭고 젊은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기를 바랐다. 그에 힘입어 사업 또한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꿈을 이뤄가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디자인위로(우리가 만들어가는 길)의 의미와 부합하는 소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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