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실패, 순천시 행정의 현실

▲대다수 점포가 비어있는 청춘창고 모습

[전남매거진=송이수 기자] 민선8기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오는 2026년까지 추진하는 청년창업 황금거리 조성 ‘원도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고민 없이 명칭만 바꾼 반복성 사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오는 2026년 6월까지 옥천, 중앙시장 일원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비 공모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며, 사업비는 200억 원(국비 100억, 지방비 100억)이 책정 돼 있다.

중앙시장 상가를 거점 특화공간으로 놓고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겠다는 취지로, 조례동·연향동 일대와 비교해 쇠태해가는 옥천·중앙로 일대 상권을 살리겠다는 의도다.

시는 빈점포 30여 개소를 활용해 청년 창업공간을 조성하고, 청년 스마트팜을 활용한 로컬브랜딩으로 지속가능한 청년 문화를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단순히 창업공간을 만든 다는 것은 순천시의 고민이 지나치게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는 이밖에도 청년 네트워크 구축, 특색 있는 뉴트로 창업거리 조성 등을 사업개요로 내세웠지만, 말만 그럴싸한 계획이라는 시민들의 반발이 일었다.

타 시·도에서 추진한 청년창업공간 조성의 경우, 성공은 드물고, 실패사례가 대부분이다. 인천 강화도 중앙시장에서 전국 최초로 조성한 청년몰은 개장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인천 미추홀구에 조성된 청년창업 특화거리 또한 의미가 퇴색된 채 문제점만 제기되고 있다.

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순천시는 이미 지난 2017년 청춘웃장과 청춘창고를 개소했으나 1년도 채 안 돼 저조한 방문객 수로 인해 입점 가게들이 줄줄이 폐업하며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청춘웃장은 2019년 재개장을 했지만 상황은 여전하다. 

청춘창고 또한 마찬가지다. 2층 공방구역을 제외하고는 식·음료 점포시설 대부분이 비어있는 상태다. 

문제점은 다양하다. 지역상황과 맞지 않은 공간 조성, 부족한 입점자 대상 교육 등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시가 주먹구구식 운영을 자행했으며, 개장 이후에는 방치하는 형태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청년 창업기반 조성을 위해 지금껏 시가 내놓은 정책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 것을 생각하면, 원도심 르네상스 프로젝트 또한 실패가 예견된 반복성 사업에 그친다는 평이다.

기존 청년인구의 이탈을 방지하고 정주인구를 늘이기 위한 일환으로서 진행하는 사업이라기에 다소 안일한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순천시 청년인구는 매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순천시 거주 청년인구수(20세~39세)는 6만 8957명이었다. 지난 8월 집계된 청년인구수는 6만 7754명이다. 매달 100명이상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에 시민 A씨는 “청년이 순천에 자리 잡고 있을만한 인프라가 없는 것 같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투자와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홍보를 제대로 하든, 계획을 잘 짜든지 해야지 똑같은 일만 반복해서는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면서 “청년이 사라지면 결국 지방 소멸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닌가. 지속가능한 일자리도 없고, 무엇보다 발전이 더디다. 순천시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분개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경기침체 등 힘든 시기에서 분위기 전환을 하고자 신청사 건립과 함께 시행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아직은 각 부서별로 의견을 수렴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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