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수 본부장의 순천 문화예술의 기획 취재 홍경수 예총 회장

[전남매거진= 유철수 본부장] 순천 문화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회적 지위와 삶의 개선을 위해 전남매거진 유철수(작가 ‧ 화가) 본부장의 기획취재, 문화 예술인들과의 대담의 첫 번째로 홍경수 순천예총회장을 만났다.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총. 회원이 주인 되는 열린 예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13대 한국예총 순천회장에 당선된 홍경수회장을 만나 지역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당면한 문제들을 진단하면서 문화 예술에 대한 그의 진솔한 심정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유철수 본부장:  먼저 예술의 고장인 순천의 13대 예총 회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홍경수 회장: 감사합니다. 저라는 그릇이 예술인들의 요구를 담아내기에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서주겠지, 혹은 누군가는 바꿔주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와 의존보다는 내 자신부터 작은 짐이라도 짊어져보자는 마음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탐내는 사람의 과욕으로 비춰지지는 않을지 두려움도 느끼지만 기회가 주어졌기에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 싶습니다.

◆유철수 본부장:  말씀을 듣고 있으니 "선비는 뜻이 크고 의지가 강인해야 하니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라는 증자의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홍경수 회장: 과분한 말씀입니다. 다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천직이자 소명으로 삼고 살아오면서 스승으로서의 책무에 소홀함이 없는지 늘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공동체에 대한 도덕적 의무 를 다하고자 합니다. 무엇으로 지역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봉사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시간들이 필요했었습니다.

예총의 선거에 출마하는 일이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유철수 본부장: 독일의 문호 괴테는 "지극히 행복한 순간에도 더없이 곤란한 순간에도 우리는 예술가를 필요로 한다."라는 말로 일상 속에서의 예술가의 존재적 가치를 역설한 바 있는데요. 홍 회장께서는 이 이야기에 공감하시는지요.

◆홍경수 회장: 순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이자 순천 예술인들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예총 회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이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문화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활동을 전개해 왔을까?

그리고 우리들이 제공하는 문화 예술이라는 서비스가 과연 순천 시민들이 만족할만한 수 준에 이르렀는가에 대하여 이번 출마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성찰하게 되었습니 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만 동시에 혁신적이고 품질 좋은 제품을 사회에 공급할 의무도 지닌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와 같이 순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예술인들이 과연 문화 예술의 생산자이자 공급자 로서의 자기 역할에 충실했는지 제 자신부터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 습니다.

◆유철수 본부장: 교육 현장의 일선에서 활동하셨는데 교사라는 천직을 마치고 난 후 돌이켜보는 그 시간들은 당선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한데요.

◆홍경수 회장: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은 그 소명을 담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스승은 가르침을 통해 아이들을 이끌고 아이들은 배움을 통해 스승을 키워가면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하나의 팀으로서 함께 성장해가는 즐거움을 교학상장 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어느 한 쪽의 희생이나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방적인 전수도 아니며 수직적인 상하 관계도 아닙니다. 일종의 교실이라는 생태계 안에서의 조화로운 공생이라고 할까요.

마찬가지로 예술을 생산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더불어 즐기면서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문화 예술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유철수 본부장: 1980년 제 2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예술가의 지위에 관한 권고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공동 이익을 집단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필요하다면 방위할 수 있지 않으면 안 되며 따라서 직업적 부류의 하나로 인정받을 권리를 가져야 하고 또한 노동조합이나 직업단체를 구성할 권리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고려하고 예술의 발전. 예술에 대한 평가 그리고 예술 교육의 장려는 대부분 예술가의 창작력에 좌우된다는 것을 고려하고 예술 활동의 복잡한 성격과 그것이 취하는 다양한 형태를 인식하고 그리고 특히 예술가의 생활 조건과 재능의 개발을 위해서는 그들의 작품 혹은 연주 혹은 그것들의 이용에 대한 그들의 정신적 물질적 권리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과 또한 그러한 보호를 확대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문화정책의 수립과 이행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예술가와 국민 일반 양자의 견해를 고려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또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그들에게 효과적인 활동 수단을 제공할 필요가 있음을 고려하고…" 

권고안이 발표되고 40여 년이 흐른 지금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의 사회적 지위와 삶의 질은 과연 향상되었을까? 부끄럽게도 현실은 제자리걸음이다. 우리 사회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문화 예술인들의 삶은 여전히 곤고하고 피폐하며 그 지위는 지극히 불안정하다.

문화 예술을 관장하는 문체부 장관의 입에서 "(우리 사회) 예술가들의 삶이 가슴이 찢어지게 절박하다."라는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을 만큼 아직도 우리 사회는 예술인들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를 너무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179만원의 저임금 혹은 시급 8.590원은 고사하고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조차 얻을 수 없어 창작을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반복해야 하는 이 현실은 통계를 통해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체부가 공개한 2018년도 예술인 실태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예술 활동 수입이 연 1200만원. 월 100만원을 밑도는 예술인이 전체의 72%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암담한 문화 예술의 현실 속에서 순천문화예술의 책임자인 홍경수 회장에게 문화 예술의 구체적인 플랜은 2부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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